깔끔하게 정리된 시가지가 계획도시임을 말해준다.
바쁜 걸음들이 움직이는 요코하마 역에서
나도 급한 저들 속으로 휩쓸릴까봐 쓸데없는 조바심이 난다.
출근길과 여행길의 롤플레잉이라고 머릿속으로 동영상을
찍으며 나에겐 새로운 도시를 염탐한다.
넓게 잔디가 펼쳐진 해변공원.
항구의 낭만을 즐기고자
벤취에 가만히 앉아있으려니
어릴 적 전축에 꼽은 엘피 판에서 나오던 일본 노래들.
“마도로스 도돔바~”, “나그나 이모또요~ ”가 추억 한 편으로
지나간다. 우리 어머니의 청춘을 삼켜 버린 향수가 담긴 노래들이.
하지만 요코하마를 다니는 내내 머리 위로
‘블루 라이또 요코하마’라는 노래의 가사가 살랑살랑 거렸다.
사쿠라기쵸와 도시냄새 물씬 요코하마. 곳곳에 숨겨진
오래된 서양 건축물들이 시공을 넘나드는 여행을 시켜준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공원.
요코하마 베이 브릿지를 품은 항구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석양이 반사된 바다가 금시라도 무시무시한 어둠에
기습받을 각오로 기가 꺾여 있다.
황실가족, 찰리 채플린이 승선 했다는 기념을 간직한
호화스런 여객선 하카와 마루는
묶여있는 선체의 모습이 출항을 겁탈당한 채 말년을
서글픔 없이 보내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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