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난 왜 번번이 바보인가?
유레일 셀렉트 패스가 하루 밀려 버렸어요.
방법이 없습니다.
다음 일정인 로잔~몽트퇴를 포기하고 베른에서 시간
떼우기를 하든지, 기차표를 사서 일정대로 움직일 것인지는
베른에 가서 정하기로 하고 마음 씀씀이는 개운하게
발걸음은 가볍게 숙소로 갑니다.
랄랄랄라~
4인실 숙소에는 12시가 넘도록 중국애와 단둘이
있었습니다. 더이상 올 사람이없다고 생각되어
이층 베드의 린넨 시트를 가져다가 세탁한 바지를
대고 꾹꾹 밟아 탈수를 하는데 써먹었습니다.
새벽 두 시가 되어서 서양여자 둘이 입실을 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시트 커버가 꿉꿉할텐데.....제걸
걷어 주려고 했는데, 여자는 침대로 올라가서 그냥 깔고 덥고
벌렁 눕더니 이내 코를 골며 잡니다. 참 무던한 사람인가봐요.
내가 잘못했어.다시는 이런짓 안할껴.
이른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취리히 호수로 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호수가 보고 싶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앉아서 호수를 봅니다.
시간이 그냥 가고 있습니다.
아니 시간은 가만히 있는데 제가 마냥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흘러흘러 어디로 가는 걸까?
바람에 턱끝이 달달 떨리고 있지만, 마음은
포근해 옵니다.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어제 본
장터까지 갔습니다.
또 시장이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벼룩시장입니다.
8시 조금 안된 시간인데 벌써 전을 다 차렸습니다.
참 부지런합니다.
쳐다도 안볼것 같은 고물딱지부터
명품의류, 무엇에 쓰는지 모를 물건까지
그 다양함에 놀랐습니다.
이 가게의 아저씨가
금요일은 식료품, 토요일은 벼룩시장 이렇게
금, 토만 여는 장터라고 합니다.
Salersteig역에 가면 꽃시장이 볼만하다고.
하시면서 메트로 노선도에 표시를 해주시기도 합니다.
구두.
주인이 멋쟁이입니다.
모양 좋은 구두가 많은데 사이즈가 많이 큽니다.
새신발 가게에도 230mm가 없는 곳도 있었어요.
다들 한 덩치 하니까.....
아동화 코너에서 알아보는 게 좋을 듯.
커피 밀이 아주 오래전의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희 집의 것을 딸아이한테 물려 주면
나중에 벼룩시장에 내오는건 아닐가요?
벼룩시장에서 빠지지 않는 품목.
타자기와 주판.
나무에서 또 꽃비가 내립니다.
레이스 장식이 너무 예쁜
이불보,테이블 크로스, 냎킨.
여기 물건들은 새것입니다.
검정색 야들야들한 니트가 딱 내 타입인데
4유로입니다.싸고 마음에 들던데
남이 입던거라 찝찝스러워서 만지다 말고
그냥 왔습니다.
어제 숙소 찾느라고 헤맸던 거리로 갔습니다.
작은 골목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닙니다.
비를 피하려고 잠간씩 쇼핑도 하고.....
작은 광장으로 왔습니다.
비에 갇혔습니다. 어느 건물 처마 아래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과일가게에서 사온 체리를 똑똑 따먹었습니다.
비야 그쳐라~비야 그쳐라~~
스위스식 야바위인가 봅니다.
모르고 봐도 아주 서툴게 합니다.
스타벅스 건물 오른편에 취리히 대학으로 가는
폴리반 승차장이 있습니다.
비가 간지럽게 내리는 취리히 대학은 이렇게 높은 곳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비오는 취리히의
전망을 보면서 몸도 마음도 쉬어 갑니다. 빗물에 섞여
진하게 퍼져오는 풀냄새의 상큼함, 너무 좋아요.
빨강색 폴리반이 내려 옵니다
이제는 강 건너편의 페스탈로찌 공원으로 갑니다.
여기서 잠시 쉬고 취리히를 뜨기로 했습니다.
스위스 쵸컬릿 가게를 구경해요.
루체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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