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덴 종착지
야마노태센 오오츠카 역 근처의 토덴 정차장에서
승차하여 몇 개의 역에서 스톱오버하고
종착지인 미노와바시까지 오게 되었다.
최소한의 역 모양을 갖춘 도덴 종착지는
50년이란 시간까지 거슬러 준다.
숫자로 쓰는 50년이 인간의 생에는 얼마만한 지도
모르면서 나는 가볍게 ‘오십’이라고 쓴다.
오다이바의 다이바 잇쵸메 상점가, 신요코하마 라멘박물관의
옛 거리처럼 향수를 달래기 위한 가공된 조합이 아니고
그냥 그대로 사람이 살아 온 실물이다.
일본의 향수를 자아내는 ‘이미테이션’에 식상한지 오래된 터라
진짜백이를 보는 즐거움은?
한 량짜리 전차에서 떨궈진,
토덴 종착지의 상점가를 방랑하는 나는 쇼와 30년 시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날날이 아줌마의 모습으로 이 거리를 배회한다.
길도 짧지도 않은 상점가에 손님이 나 하나인 것은
이곳이 현세가 아닐 거라는 도착마저 일으킨다.
하지만
340엔의 도시락초밥에 현혹된 나는 서기 2008년에 서편에서 날아온
가난한 여행자일 뿐이다.
허기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사진 찍는 답시고 어쩌다가 땅에 널찐
초밥은?
아무리 추슬러도 그 모양이 거지 밥이다.
소년 하나가 열심히 불고기를 굽고 있었다.
옛날 연탄불에서 구워지던 그 연기냄새를 피우며
감동 없는 얼굴로 묵묵히 자기 일만 하고 있는 남자아이.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코를 벌렁거리게
하는지 알기나 할까?
걷고 또 걸으면 내 현실의 시간을 거슬러 받지 못한 채
이곳의 시간 속에 갇혀 버리는 건 아닐까?
그래도 좋겠고.
아니면 됐고.
'en TOKY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까지도 디자인한다,오다이바. (0) | 2016.12.30 |
---|---|
록본기, 록본기힐즈에 압도되면? (0) | 2016.12.30 |
하세의 거리, 산소리 의 흔적을 홀린 듯이. (0) | 2016.12.29 |
야나카, Nostalgia... (0) | 2016.12.29 |
토덴아라카와센은 낡은 도쿄거리를 달린다. (0) | 2016.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