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밥]이 아니다.
좀티엔 해변에서 파라솔을 빌려 쉼쉼 하는 날들도
며칠이 계속되니
이 바다가 아무리 좋아도 나홀로 여행객에게 외로움이 찾아 온다.
그러던 내게 친구가 생겼다.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친구가.
그 친구는 돼지고기로 비빈 글라스 누들.
나는 프라이드 치킨.
메뉴 판 하고는 너무 다른 비쥬얼의 치킨 접시가 왔다.
여기서 재미나는 건,
파라솔 장사들이 메뉴 판을 가지고 음식을 주문 받는데
직접 조리해서 주는 게 아니고 길 건너 편에 있는
노점이나 식당에서 받아온다.
그래서 음식을 주문 할 때 마다 다른 솜씨가 오거나
같은 메뉴도 옆 자리가 시킨 음식하고 모양이 다를 때가 있다.
왼쪽이 글라스 누들 위드 폭.
오른 쪽이 프라이드 치킨.
이거 심심한 맛이 나는 게 아주 깔끔하다.
내 친구는 글라스 누들 매니아다.
타이 누들 칭찬에 열렬하길래, 살짝 약이 오른 나는
한국에 아주아주 맛있는 글라스누들- 잡채가 있다고 사진도
보여 주고 레서피 설명도 해주고 ......
그러다가 낚였다.
친구 왈~
비엔나에 오면 나한테 찹채 요리 해줄 수 있겠니?
OTL ....
나 왈...
"긴 거리를 여행한 요리는 맛이 없어.
니가 한국에 오면 내가 만들어 줄께."
후라이드 치킨이 튀김이 아니고 볶은?
아니 백숙에 가깝다.
팬 프라이드라고 치자.
맛이 상냥하다.
기름기가 적어서 차라리 잘됐다.
음식이 맛잇었다.
두 병 째 마시는 맥주 싱하가 좋았다.
독일어 엑센트가 섞인 영어로 바람처럼 들려 주는 친구의
이야기는 더 좋았다.